‘도대체 왜 마족과의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가?'
'차라리 죽을 수 있는 인간이 행복하지 않을까?’
그 물음의 답은 이미 오래 전에 템페르에서 배웠다. 반으로 부러진 아이온 탑의 영향으로 결계가 느슨해지고 오드가 끝없이 소모되고 있기 때문에 마계에 남은 아이온 탑을 부숴야만 천계가 보존된다고. 하지만 전투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보면 궁극적인 목적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눈앞의 승리와 지금 점령하고 있는 요새를 지키는 데 급급해지기 때문에.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마족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 때문에 그들을 물리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갈고리 같은 손톱과 발톱, 검은 날개, 등을 따라 난 갈기. 그들의 모습은 애당초 아이온께서 창조한 인간과 데바의 모습이 아니다. 바로 그 때문에 우리가 선택받았고 그들이 저주받았다고 말하는 자들도 있다.
육체적인 죽음을 맞지 않는 데바라고 해도 전쟁은 참혹한 것이다. 키벨리스크에서 또 한 번 깨어나 엄청난 고통을 겪을 때마다 데바의 영혼은 상처받고 신념에는 금이 간다. 밀고 밀리는 전투에서 차츰 좌절하고 타성에 젖게 된다. 데바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사여구로 치장한 그럴 듯한 명분이 아니다. 생명을 바칠 만한 진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끝없는 전투에 지쳐 좌절을 경험해 본 선배로서 나 에우테르는 충고한다.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지나간 세월을 되짚어 보면 용족을 도발해 대파국을 일으킨 마족에게 다섯 주신의 이름으로 최후의 징벌을 내려 천족이 아트레이아의 유일한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